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발해시대 왕들

발해시대 왕들은 '하늘의 자손'이라는 뜻으로 천손족(天孫族)이라 불렸다. 이는 발해가 고구려를 계승한 나라임을 천명하고자 한 것이다. 중국과 일본 역시 발해의 건국자 대조영을 말갈인이라고 낮춰 부르며, 스스로도 자신들의 역사에 등장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대조영의 출신성분을 두고 논란이 많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대조영과 왕건>이란 책 속에 있었다. 책의 저자는 발해사 전공자인 송기호 교수로, 국내 최초로 발해와 고려의 관계를 다룬 연구서를 출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 발해건국과정을 그린 드라마 대조영이 방영되면서, 발해의 건국자가 누구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c 추연만 관련사진보기 저자 송기호 교수는 "고려 태조 왕건에게 귀부한 뒤 후당으로부터 책봉받아 제후국의 지위까지 보장받게 된 발해국 지배층들이 신라와의 대립관계 때문에 새로운 국가건설 과정에서 소외된 점"을 지적한다. 즉, 당 중심 국제질서 체제 안에서 후진적 존재였기 때문에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하고, 그래서 역사적인 기록마저 제대로 남아있지 않아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은 대조영 가문 자체가 고구려 유민으로서 당시로선 매우 선진적인 세력이었음을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결코 정치적 주도권을 장악할 수 없어 비주류로서 살아왔으며, 그런 까닭에 오히려 독자성을 유지하여왔기에 발해왕실이 자주성과 독립성을 지켜올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런 주장은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하는 의문이 든다. 분명 발해 왕실은 나름대로 자기 정체성의 확보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통일신라와 같은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구축하지는 못했으며, 대외정책 또한 거란이나 여진 등 주변세력